[한반도 브리핑] 김정은 집권 10년 띄우기…다음주엔 노동당 전원회의
[앵커]
즐거운 성탄절 보내고 계신가요?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등을 되짚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분야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주에는 특별한 외교·안보 사안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북한 얘기를 많이 해보죠. 일단, 오늘 말씀해주실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목요일, 통일·외교·국방부의 업무보고 합동브리핑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부터 잠깐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북한의 분위기를 전해드릴까 하는데요, 오는 30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되며 집권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요즘 북한은 김정은 집권 10년 기간의 이른바 '업적'을 홍보하는 데 열심입니다. 다음 주에는 북한의 중요한 정치 일정, 즉 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리는데, 어떤 회의인지, 왜 의미가 있는지를 짚어볼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명절 얘기를 할까 하는데요, 성탄절 즈음에 명절이 하나 있는데, 무슨 날인지, 그리고 이 명절만 다가오면 왜 김정은 위원장의 생모가 연상되는지 설명하려고 합니다.
[앵커]
왠지 마지막 주제가 제일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저희는 보도전문채널이니까 일단 정부의 발표 내용부터 보시죠. 업무보고라면, 내년도에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는 거죠?
[기자]
네, 통일부와 외교부, 국방부는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내년도 업무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그 내용을 지난 목요일에 합동브리핑 형식으로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5월 9일까지여서 말이 '내년도 업무계획'이지, 사실상 4개월 정도 남은 시간에 뭔가를 하겠다는 얘긴데, 그래서인지 브리핑은 별로 관심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아무튼, '한반도 평화'가 주제인 만큼 통일부가 주축이 돼서 브리핑했는데요, 브리퍼로 나선 최영준 통일부 차관은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그리고 남북관계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2018년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이 유지되고 있고, 남북 간 합의사항도 대체로 잘 준수되고 있다"고 평가한 건데요,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의 노력이 장기적인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수 있는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우리'라는 표현에 북한까지 포함된 건지, 아니면 문재인 정부를 말하는 건지 헷갈리는데요, 남북관계나 대화 재개의 키는 북한이 쥐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최근 두세 달 기간에 보여준 행태처럼 김정은 정권이 남쪽에 눈길도 주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다짐인 만큼,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들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내년에도 조속한 남북대화 복원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재가동 및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가겠습니다. 대북·통일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가운데 외교적 노력도 함께 기울여나갈 것이며 9·19 군사합의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군사적 측면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해나갈 것입니다. 종전선언, 포괄적 인도 협력 등 창의적이고 다양한 대화·협력 구상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비핵화·평화체제의 포괄적 진전을 추진해나감으로써 흔들리지 않는 한반도 평화의 동력을 만들겠습니다."
[앵커]
자, 그럼 이젠 본격적으로 북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10년 전 12월 30일에 공식 집권했다고 하셨는데, 김정은 정권의 시작점을 두고 다른 의견도 있지 않나요?
[기자]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그 직후인 12월 30일 북한은 후계자 김정은을 군 최고사령관에 추대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2년 4월,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과 국가의 최고지도자에 추대되면서 김정은 정권이 공식 출범했습니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뿐 아니라, 북한 당국도 작년까지는 2012년 4월을 김정은 정권의 시작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특히 하반기부터 북한은 김정은이 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날을 김정은 집권 시작일로 선전해왔습니다. 김정은 집권 10주년을 하루라도 빨리 경축하고 싶어서 그런 건지, 아무튼 그래서 지금 북한은 지난 10년간 이룩했다는 김정은 '업적'을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앵커]
북한이 자신들의 역사를 그렇게 재평가한다면, 그런가 보다 하면 되는 거죠. 그러면 지금 북한은 경축 분위기겠네요?
[기자]
경축 행사나 충성을 다짐하는 집회 같은 것을 계획하고 있다면 12월 30일 당일에 맞춰 열릴 것으로 보이고요, 일단 지금은 열심히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입니다. 각종 매체에서 홍보를 하지만, 북한에서 가장 중요하고 노동당의 의중을 가장 잘 반영하는 노동신문이 작심하고 나서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14일부터 시작해 어제까지 '주체혁명 위업은 영원히 승승장구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론 시리즈를 1면에 연재했는데, 4편의 정론을 통해 김정은 집권 10년간의 '업적'을 소개했습니다. 물론 다 뻔한 얘기들의 연속이지만, 그중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군대를 노동당에 철저히 복종시켜 '당군', 즉 당의 군대로 만든 것을 중요한 '업적'으로 꼽았다는 겁니다. 북한군의 공식 명칭은 '조선인민군'입니다. 과거에는 '인민의 군대'라고 자랑했었는데, 이젠 노동당의 지시에만 절대복종하는 '당의 군대'라고 성격을 규정했습니다. 김정일 집권 시기 '선군정치' 체제에서 가장 잘나갔던 군부를 복종시킨 비결은 뭘까요? 리영호, 현영철과 같은 군부 거물들을 처형하고, 잦은 물갈이와 계급 강등을 통해 군부의 위상을 떨어뜨렸습니다. 군부가 갖고 있던 경제적 이권들도 빼앗았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 본다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복종시킨 것은 권력 공고화를 위해 잘한 일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노동신문은 날이 갈수록 악화하는 경제난과 식량난, 민생고 등에 ...